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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릉 병마용, 1974년 우물 파던 농부가 찾은 병사들

by think22887 2026. 9. 27.

중국을 대표하는 유적을 하나만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병마용을 떠올릴 거예요. 흙으로 빚은 수천 개의 병사와 말이 지하에서 줄지어 서 있는 광경은 지금 봐도 압도적인데, 이 놀라운 유적이 세상에 알려진 계기가 다름 아닌 평범한 농부들의 우물 공사였다는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오늘은 병마용이 발견된 과정과 그 안에 담긴 놀라운 제작 비밀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진시황릉 병마용, 1974년 우물 파던 농부가 찾은 병사들

 

우연히 삽을 대다 드러난 흙으로 빚은 군대

병마용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74년의 일입니다. 중국 산시성의 한 마을에서 농부들이 가뭄에 대비해 우물을 파던 중, 땅속에서 사람 형상을 한 흙 조각들이 계속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이후 본격적인 발굴 조사가 시작되면서 이 조각들이 다름 아닌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한 진시황의 무덤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거대한 지하 군대였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병마용이 발견된 장소는 진시황릉에서 약 1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이는 진시황이 사후 세계에서도 자신을 지켜줄 군대가 필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지상에 있던 궁전과 군대의 모습을 그대로 지하에 재현하려 한 것으로, 살아있는 병사들을 순장하는 대신 실물 크기의 흙 인형으로 대체했다는 점에서 당시로서는 상당히 혁신적인 발상이었다고 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확인된 갱도는 총 4개인데, 이 가운데 3곳에서 발굴 작업이 이루어졌고 아직 발굴되지 않은 부분도 상당히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얼굴이 모두 다른 8천 병사, 그 제작의 비밀

병마용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역시 그 압도적인 규모입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병사 인형만 약 8천여 점에 이르고, 여기에 전차 130개와 말 모형 520점이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병사들의 키는 184센티미터에서 197센티미터에 이를 정도로 실제 사람보다 오히려 더 큰 편인데, 이는 병사들의 위엄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제작 방식입니다. 각 병사는 머리, 몸통, 팔, 다리를 따로 만든 뒤 하나로 조립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는데, 얼굴을 만들 때는 8가지 서로 다른 틀을 활용해 기본 형태를 잡은 다음, 세부적인 수염이나 표정을 손으로 하나하나 다듬어 넣었다고 해요. 그 결과 8천 명에 가까운 병사들 가운데 완전히 똑같이 생긴 얼굴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입니다. 대량 생산이 필요한 규모의 작업이었음에도 개개인의 개성을 살려낸 이런 제작 방식은, 2천 년도 더 전에 이미 상당히 체계적이고 정교한 분업 시스템이 존재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70만 명이 매달린 지하 궁전, 아직 열지 못한 이유

병마용이 지키고 있는 진시황릉 자체의 규모도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진시황릉은 기원전 246년부터 기원전 208년까지 무려 38년에 걸쳐 조성되었으며, 이 공사에는 최대 70만 명에 달하는 인력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봉분의 높이는 세월이 흐르며 낮아지긴 했지만 현재도 약 76미터에 달하고, 외성의 둘레는 6.3킬로미터, 내성의 둘레는 2.5킬로미터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지하 궁전으로 추정되는 공간 역시 동서로 80미터, 남북으로 50미터, 높이 약 15미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어요.

이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진시황릉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지하 궁전 내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발굴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이 정도 규모의 유적을 안전하게 발굴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학계의 우려가 있습니다. 게다가 지하 궁전 주변 토양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치의 수은이 검출되었는데, 이는 옛 문헌에 전해지는 대로 진시황릉 내부에 수은으로 강과 바다를 재현했다는 이야기와도 맞아떨어지는 결과입니다. 발굴 과정에서 이 수은이 공기 중으로 퍼져나갈 경우 심각한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요. 실제로 이미 발굴된 병마용 갱에서도 외부 공기에 노출되면서 원래 채색되어 있던 병사들의 색이 급속히 바래버린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관련 보존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기 전까지는 지하 궁전 발굴을 미루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입니다.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유적이,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지 기대와 궁금증이 함께 남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