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요즘, 갑자기 눈앞이 핑 돌거나 천장이 빙빙 도는 느낌을 받으신 적 있으신가요. 환절기 어지럼증 급증은 단순한 컨디션 난조가 아니라 일교차라는 뚜렷한 원인이 있는 계절성 증상입니다. 특히 이석증처럼 방치하면 생활이 불편해지는 질환과 헷갈리기 쉬운데, 오늘은 어지럼증이 왜 이 시기에 많아지는지, 그리고 이석증과는 어떻게 구별하면 좋을지 자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갑자기 핑 도는 어지럼증, 나만 그런가요
일교차가 큰 요즘 같은 시기에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이 평소보다 훨씬 바쁘게 움직입니다. 아침에는 쌀쌀하고 낮에는 따뜻하고 저녁엔 다시 서늘해지는 하루 안에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몸이 쉴 새 없이 조절 작업을 하는 셈인데요. 이 과정에서 자율신경조절 기능이 저하되면 혈압 변화나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로 어지럼증이 나타나기 쉬워집니다.
세란병원 신경과 박지현 진료부원장은 "일교차가 큰 요즘은 자율신경조절 기능이 저하되고 신체의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는 시기"라고 설명합니다. 단순히 몸이 피곤해서 생기는 증상이라고 넘기기 쉽지만, 자율신경 문제부터 전정기관 이상까지 원인이 다양한 만큼 정확히 알아두시는 게 중요합니다.
어지럼증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어지럽다'는 표현 하나로 뭉뚱그려 말하지만, 의학적으로는 원인에 따라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입니다. 뇌졸중이나 뇌종양, 편두통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어 가장 주의가 필요한 유형입니다. 두 번째는 말초신경계 질환, 다시 말해 귀 안쪽 전정기관 문제로 생기는 어지럼증으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이석증이나 메니에르병이 여기에 속합니다. 이석증은 귓속 평형기관에 있는 작은 돌 모양의 이석이 제자리를 벗어나면서 특정 자세를 취할 때 순간적으로 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세 번째는 기립성 저혈압이나 특정 약물의 부작용, 심리적 요인 등 그 외의 원인들입니다.
이렇게 원인이 다양하다 보니, 어지럼증이 반복된다고 해서 무조건 이석증이라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누웠다 일어날 때만 핑 도는 느낌이 든다면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해 볼 수 있고, 고개를 특정 방향으로 돌릴 때 갑자기 세상이 빙빙 도는 느낌이 몇 초에서 1분 이내로 나타난다면 이석증 쪽에 좀 더 가깝습니다. 반면 어지럼증과 함께 말이 어눌해지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중추신경계 문제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서둘러 병원을 찾으셔야 합니다.
해마다 늘어나는 어지럼증 환자, 특히 여성이 많은 이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숫자로만 봐도 4년 사이 환자가 약 24% 늘어난 셈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성별 분포인데, 2019년 기준 여성 환자가 전체의 약 65%를 차지했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어지럼증을 더 자주 겪는 이유에 대해서는 호르몬 변화나 혈압 변동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물론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성별에 상관없이 증상이 반복된다면 원인을 확인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병원에 가야 할 때, 그냥 넘겨도 될 때
가벼운 어지럼증은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 규칙적인 식사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지럼증이 며칠씩 반복되거나, 걷는 게 힘들 정도로 심하거나, 구토와 두통이 함께 나타난다면 자가진단으로 넘기지 마시고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원인 파악입니다. 원인을 모른 채 증상만 완화하려 하면 재발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성적인 어지럼증으로 진단받은 경우에는 균형감각 재활 치료를 통해 증상을 관리하기도 합니다. 이석증의 경우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물리치료적 처치만으로도 증상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니, '어차피 병원 가도 별수 없겠지'라는 생각은 접어두시는 게 좋습니다. 일교차가 큰 이 시기,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미루지 마시고 가까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